연탄값이 얼마죠? 연탄은 고맙고 연탄재는 귀찮죠?
그래도,
"연탄재는 발로 차지 마세요!"
지난 월요일 급락한 날씨는 한겨울을 방불케 했다.
갑자기 추워진 이유가 북극의 빙하가 녹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극의 빙하기 녹았는데 왜 추워져?
그러나 과학자들이 그렇다고 말하니 그런가 보다라고 믿자.
북극의 거대한 빙하가 녹아내려 남쪽으로 내려오고 그로 인해 차거운 공기가 유입되면서 춥다는 것이다.
그럼 수십 년 전 지금과 같은 온난화가 심각하지 않을 때는 왜 그리 추웠는지 설명해 줄 수 있어?
낙엽이나 장작개비로 불을 피워 취사를 하고 난방을 하던 시골에서 도회지로 이사 오니 오후 해질 무렵이 되어도 연기를 구경 할 수가 없었다.
고향에서는 아침 일찍 또는 해질 무렵이면 뒤안(1)에 있는 굴뚝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가 집을 덮고 마을을 덮었다.
콜록콜록 기침을 하고 눈에는 눈물이 줄줄 흘렀다. 그래야만 따뜻한 밥을 먹고 밤이면 등 따신 잠을 청할 수 있었다.
그래서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기 무섭게 망태기를 등에 매고 산에 올라 솔방울이나 마른 나뭇가지 그리고 낙엽을 긁어 와야 하는 것은 아이들의 몫이었다.
(1) 뒤안은 전통 토속어였지만 지금은 통용되지 않고 일부 시어에서나 찾아볼 수 있으며 표준어로는 뒤꼍이라고 하지만 왠지 뒤안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는 많이 다름을 느낍니다.
그러나 도시는 달랐습니다.
연탄으로 난방을 하고 석유곤로로 취사를 했습니다.
물론 연탄난로를 이용하여 취사를 하는 일이 많았고 음식점에는 연탄 화덕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최근까지도 "연탄구이 삼겹살'이나 "연탄 삼치구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연탄은 요리용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기억 가능한 연탄 한 장의 가격은 26원이었습니다. 그리고 버스 요금도 이와 비슷했고 라면 한 개 가격도 이와 비슷했다고 생각이 드네요.
그러니까 1970년대 초반의 이야기입니다.
그때만 해도 온 가족이 단칸방 또는 2개의 방에서 등을 붙이고 살던 시기입니다. 우리도 할머니를 포함해 7식구였지만 두 개의 방에서 살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방이 두 개면 아궁이도 두 개입니다.
그럼 하루에 연탄 4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2 장의 연탄으로 하루를 사용하려면 공기구멍을 꼭 닫아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주 불을 꺼먹게 됩니다. 연탄이 한번 불이 붙으면 쉽게 죽지 않지만 한번 식으면 영 어렵습니다.
그래서 번개탄도 필요했습니다.
번개탄을 피우면 시골집이 생각납니다.
연기가 집안에 가득 해집니다.
그리고 온 동네로 퍼져 나갑니다.
콜록콜록 연기를 마시면 연실 부채질을 해야만 번개탄에서 연기도 절 나고 연탄에 불이 잘 붙습니다.
그래도 연탄불을 꺼뜨리지 않고 겨울을 날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었습니다.
겨울을 나려면 최소한 연탄 200장이 있어야 합니다.
하루 4장 그러니까 50일을 견딜 수 있는 연료인 셈입니다.
그러나 당시 임금으로 연탄 200장을 쌓아두고 사는 사람들은 흔치 않았습니다.
"..................."
오죽하면 등 따시고 배 따시면 소원이 없다고 했을까요?
이제 연탄값이 정확히 얼마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시내버스 요금도 모르고 라면 값은 판매처마다 가격이 다르니 표준 물가도 아닙니다.
"연탄 한 장값이 얼마예요?"
대충 700원가량 하지 않을까요?
그래도 엄청 쌉니다.
연탄 가격은,
쌀, 시내버스 요금, 라면 가격과 함께 표준 물가의 기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