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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CP를 사용할 수 없다."
" 공유기 연결하여 인터넷이 안되면 먼저 벽면의 통신 단자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여 인터넷이 되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
"벽면의 랜단자는 패치하지 않으면 그냥 죽어있는(아무것도 연결되지 않은) 것이다."

2018년 10월 2일 23시 20분,
대체로 많은 사람들은 이 시간이면 잠을 잡니다.
특히 시골의 노인네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시간입니다.
핸드폰이 울립니다.
전혀 모르는 낯선 번호입니다.
" 저기요 블로그 원룸 인터넷' 이란 글을 보고 전화했습니다. "라며 말을 시작합니다.
솔직히 불쾌하기도 했습니다.
속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었습니다.
"당신 지금 내가 우습게 보여? 지금이 몇 신데 전화입니까?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에게 전화할 정도면 상당한 용기(막무가내인지도 모르죠)를 가졌거나 급한 일이 있어서이니 이해해 주려고 수없이 노력하지만 여전히 기분이 그렇습니다.

그러나 젊은 청년의 이 같은 전화를 받고 기분 나쁜 내색을 하면 나이 먹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고 배웠으니 최대한 친절히 해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일단 얘기는 들어 봐야죠.
"그럼 지금 어떻게 연결 한 거죠? "
"예~ 공유기는 아이피타임이고 벽면의 랜포트와 공유기를 연결하고 공유기의 랜단자를 컴퓨터와 연결했거든요...."
" 그런데 어떤 내용에 대한 것을 알고 싶으신가요? "
" 공유기의 내부 네트워크도 변경했는데 '디에이치씨피'를 사용할 수 없다고만 나오거든요......"
"아 그렇군요. 그럼 공유기의 노란색 포트와 벽면의 랜포트가 연결되었죠 그 랜선을 분리하여 컴퓨터에 직접 연결하여 인터넷이 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
내가 눈으로 본 게 아니므로... 짐작만 해야 하지만 이 청년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말수도 느려지고 뭔가를 만지는 소리도 들린다.
그리곤 다음과 같이 말한다.
" 네에 그렇게 연결했는데도 같은 메시지가 나타나는데요..."
이런 환장할 노릇이다. 난 조금 전 저녁 운동으로 10km를 뛰고 와 졸려 죽겠는데 전화로 10분 넘게 알다가도 모를 소리만 계속하고 있다.
그래서 물었다.
" 방의 벽면에 랜 단자가 몇 개나 있나요? "
"다섯 개 있어요."
"그런 그 다섯 개를 하나씩 컴퓨터와 직접 연결하여 인터넷이 되는지 확인해 보실래요?"
"아 디렉트로 직접 연결해 보라는 뜻이죠?"
" 예 맞아죠."
"그럼 좀 전에는 어떻게 연결 한 거죠?"
"아 ~네 공유기와 연결해서 한 건데요"
이 친구는 지금 내가 첨부터 했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의 생각대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잖아도 졸려 죽겠는데 짜증이 화악 밀려왔다.
그렇다고 짜증을 내면 여태 참아온 일이 물거품이 되고 마니 좀 더 참아보자며 이렇게 말했다.
" 그러니까 벽면에 있는 다섯 개의 랜포트를 공유기에 연결하지 말고 컴퓨터를 직접 연결해 보세요"
"아~ 디렉트로 직결하라는 거죠?"
분명히 그렇게 말했기에 난 이 청년이 그렇게 하고 있는 줄로 알았다. 그런데 여태 뭐 하고 있었단 말인가?
"네 맞아요 다섯 개의 랜포트를 하나씩 컴퓨터와 연결해서 인터넷이 되는 게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되는 게 있으면 그 포트를 공유기의 웬 그러니까 노란색 포트와 연결하는 것이에요."
청년은 하나씩 연결하며 테스트를 하고 있는가 보다.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그러면서 말한다.
" 제가 전에 여기서 살다가 다시 왔는데 그때는 여기에 연결하면 인터넷이 되었거든요~ 그런데 안되는 게 이상하네요. "
"그러니까 하나씩 직접 연결해서 인터넷이 되는지만 확인해 보세요."
청년은 말한다.
"그런데 말예요 모두 언플로그란 메시지가 나타나는데요"
이제 정답을 찾은 것이다.
이 청년이 헤매고 있던 이유는 이 방에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즉 DHCP가 동작하지 않은 게 아니라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청년에게 말했다.
"지금 벽면의 랜포트는 모두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청년도 이제야 알겠는지 이렇게 말한다.
"아 죽은 거군요?"
"그렇죠. 통신실에서 연결해주어야 하는 겁니다. 연결하는 것을 가리켜 패치라고 하며 전산실의 단자에서 연결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내일 오피스텔의 관리인에게 인터넷을 연결해 달라고 부탁하시면 됩니다."

" 아네 알겠습니다.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처음부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거였군요."
무려 30분 동안 통화해야 했다.
우리 어머니와도 오분 이상 통화하지 않은데 말이다......!

그런데 통화를 끝내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블로그를 찾아 주고 또 전화 줘서 고마운 일이다. "

" 연결 안됨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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