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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다"

지금부터 2년 전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55살 이란 나이에 결코 쉽지 않았는데 먼저 무릎 연골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었지 때문이다.  나는 군 생활을 만 8년 동안 했다. 말하자면 직업군인이었다. 그 긴 군 생활 동안 손상된 무릎 연골 인해 앉았다가 일어설 때마다 뿌드득 소리가 무릎에서 대퇴부까지 진동하는 것을 느꼈고 심할 때에는 곁에 있던 아내가 들을 정도였다.
그러나 난 병원에 가지 않았다. 의사는 최선의 방법이라면 수술을 권할지 모르지만 수술로 치료될 성질의 것이 아니란 것은 나 자신이 더 잘 알기에 그냥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고 몸을 사렸다.
물론 그 사이도 간간이 등산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운동을 했지만 높고 등반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산은 피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나의 무릎에서는 이제 소리가 나지 않았다. 앉았다 일어서는 순간에도 뼈마디의 진동이 전달되지 않았는데 불과 4~5년 전이다. 
운동을 시작하려 했으나 이제 나이가 들어 어깨가 시원찮았다. 흔히 말하는 오십견이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어깨 관절이 뻑뻑해지고 회전이 잘 안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고 하지만 난 괜찮을 것이라고 여겼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깨의 유연성은 상당히 좋았기 때문이었지만 오십견을 피해 갈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어깨를 써야 하는 골프 같은 운동을 생각지도 않았다. 그래서 생각한 게 달리기였다.

나이 55세에 시작했다. 주변의 더 나이 많으신 분들도 열심히 뛰고 또 젊은 후배들 중에도 뛰는 사람이 많으니 나이란 그저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만큼 달릴 수 있는 것도 행운이다.
아버지가 살아 계시면 85세가 된다. 아버지는 내가 달리기를 시작했던 나이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리고 한쪽 다리의 대퇴부 뼈가 깨졌고 결국 두 발로 멀쩡히 걷지 못하셨고 그 후유증에 따른 각종 합병증이 몰려와 지금 내 나이에 돌아가셨다. 그러나 난 그 나이에 마라톤을 꿈꾼다. 현재 기록은 10Km는 52분 20Km는 2시간으로 풀코스는 4시간 30분 안에 가능하다.
주변에서는 마라톤 대회에 나가 볼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난 정중히 거절하는데 나는 내 목적이 명예가 아니라 그저 건강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땅과 대기는 뜨겁게 달구어져 내 신체 온도 이상이 되어 운동하기가 어려워졌지만 덥다고 미루거나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뛰어 두는데 낫다는 생각으로 아침 운동 목표치를 낮춰 8km를 뛰었다. 그러나 수도꼭지 고장 난 것처럼 땀은 닦아도 닦아도 새어 나오니 영락없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그러나 난 행복하다.
"아버지는 두 발로 걷지 못하게 된 나이에 난 마라톤을  꿈꾸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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