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을 외자, 구구단을 잘하면 수학을 잘한다?

"쵸크다마 형광등이 아니야"
"구구단을 외자"
"구구단은 입으로 노래하자"

초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 '구구단'을 외워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학교에선 '구구단을 외워야 한다'라는 말은 없다.
구구단을 인쇄한 A4 용지에 코팅된 '구구단 표'만 지급했다.
그러나 엄마들은 다르다.
'꼭 구구단을 외워야 한다'라고 생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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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워 들은 이야기지만 엄마들은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지만 '인도에서는 16단까지 한다 하더라'라며 아이를 다그친다.
물론 나도 인도 수학 교육 정책은 모른다.
우리나라 교육 정책도 모르는데 인도까지 알면 뭐 하겠는가?
물론 외우면 좋겠지?
그러나 기억한다.
'예전에 주산 5단이던 친구도 수학은 못했는데 수학과 계산 능력은 별개라는 것이다.'

그런데 막내는 마냥 이쁘다고만 해서인지 구구단을 아직 외우지 못했다.
2학년이 다 되어 가는데 여전히 랜덤에 약한다.
7x7을 물으면 쵸크다마 있는 형광등처럼 깜박거리다가 49가 나온다.
짧은 시간이지만 7x1..... 7x7까지 세어 본 후 말하는 것이다.
결국 구구단을 외우지 못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 사람의 뇌마다 특징이 있다고 하겠지만 결국 열심히 안한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분명히 녀석은 '수에 약하고 언어나 체육에 강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다고 구구단을 외우는 것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그렇다면 운동선수들이나 시인 소설가는 구구단을 못 외웠겠는가?'

물론 아이도 스스로 구구단을 못하고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지난 교보 문고에서 고른 책도 수학 책이었다.
그러나 그와 달리 내 생각은 다르다.
'구구단은 눈이 아닌 입으로 외우는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구구단을 공부하면서 눈으로 보고 연필로 쓰고 있었는데 구구단은 문제 풀이가 아니어서 눈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노래로 읊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지 않은 모양이다.
음......!
방법이 잘못되었던 것이다.
외우는 것은 무조건 입으로 반복해야 한다.
눈으로 보고 머리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육체를 사용하면서 신체로 체득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숙제를 다시 냈다.
"무조건 입으로 외워!"
"그리고 다 외울 때까지는, 텔레비전, 만화, 게임, 컴퓨터 일체 안돼!"
"그래서 자신 있게 외웠으면 텔레비전을 보고 만화를 보고 게임을 해도 돼!"라고 말하니 이 녀석의 눈에선 굵은 눈물방울이 주렁주렁 맺힌다.
"왜 못하겠어?"
"아니요."
"그런데 왜 그래?"
"아빠가 무서워서요."
그럼 이 녀석아 내가 늘 좋기만 할 줄 알았냐?라고 생각하며 "그럼 오늘만 티브이 보고 10시면 자는 거야 알았어?"
아이는 서러웠는지 이내 잠이 든다.
잠시 후 22시 30분쯤 되어 아내가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아내에게 부탁했다.
"아까 민수에게 구구단 못 외우면 텔레비전, 만화, 게임하지 말라고 했는데 아주 못하게 하면 애가 스트레스받으니 당신이 나 없을 때 적당히 하라고 해 그 대신 아빠 모르게 해주는 것이니 조금만 하고 구구단 외우라고 말해줘"라고 했다.
도둑질도 손발이 맞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구구단 외워야 한다는 법이 없어도.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것이니 끼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또래에서 뒤처지고 그것 때문에 철없는 아이들에게 놀림당하지 않으려니 비슷하게 따라는 가야 한다는 것뿐이죠.
그렇죠?

[참고로 아이에게 지급되 구구단표는 다음과 유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