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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 이야기- '2014년 4월 16일 그네의 일기'
묵묵히 시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가 늘 미더웠다.
얼굴 생김새로야 그냥 남자답게 생겼다고 말하면 좋은 표현이고 솔직히 말하면 못생겼다고 해야 하겠지만 내가 잘생긴 꽃미남 비서를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은 왠지 색안경이 잘 팔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봉근이를 내 곁에 두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어, 쌍용 김석원이가 제15대 국회의원으로 대구 달성에서 당선되었는데 경영에 전념하겠다며 구케의원직을 사표 내게 되었어 그 덕분에 석원이의 운전기사였던 봉근이는 졸지에 실업자가 된 것이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대구는 울 아부지 이름 석자만 달고 나오면 지팡이도 싹이 난다. 그래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서로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야단법석이었었다. 아마 돈 봉투도 오가고 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공천은 곧 당선이었으니까.
그러나 나도 금배지가 필요했다
언제까지 아버지 이름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고 내가 아는 것도 할 줄아는 것도 없으니 정치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또 내 경험으로 아버지의 정치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당당히 정치인이 되려면 꼭 금배지가 필요했기 때문에, '대구에 나가겠다' 했었다. 어찌 보면 김석원이 내 정치 인생을 조금 앞당겨 주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봉근이를 만나게 된 것은 참으로 우연이었어.
당시 봉근이는 김석원의원의 운전기사로 근무했었다. 그런데 김석원이 사퇴하겠다고 하니 봉근이는 졸지에 낙동강오리알 신세로 실업자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봉근이도 구케의원의 운짱을 하면서 권력의 달콤한 맛을 알았을 거야...그래서 마땅히 다른 할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이란게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하고 꿀 보다 달콤하다. 아무리 작은 권력이라도 맛보게 되는 순간 다른 중독되고 만다 그래서 일단 권력의 맛을 알면 다른 일은 접하기 어려운 게 사람이고 현실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의 운전기사라는 권력의 맛을 아는 봉근이가 다른 일을 시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김석원이가 봉근이의 뒷일까지 책임져야 할 일도 없고 그런 책임감도 없었을 테지만 내가 대구에 출마한다고 하니까....'이 친구가 시키는 일은 참 잘 한다'라는 말을 들었어.
특별히 잘 난 것도 아니고 능력이 있었던 것도 아닌 봉근이가 오갈 데 없게 되었고 내가 석원이의 빈자리의 보궐 선거에 내가 나가면서 대구에 대하여 잘 아는 운전기사사 필요할 것도 같았다. 그래서 석원이에게 들은 말도 있고 해서 김석원이의 운전기사였던 봉근이를 내 운전기사로 채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대구에 대하여 많이 아는 것도 없었을 뿐 아니라 대구에서 살아 본적도 별로 없고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아부지 이름만으로도 대구는 날 반갑게 맞아주었으며 아부지 이름만으로도 당선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대구에 출마하였고 봉근이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봉근이는 내 정치생활의 시작부터 끝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었다.
'봉근씨!'
난 늘 이렇게 불렀다.
내일 수요일이지?
'그렇습니다. 가카 !'
봉근이는 늘 나를 가카라고 호칭했다.
나 말이야 내일은 출근 안 할 테니 봉근씨가 알아서 잘 챙겨요. 알았죠?
네 알겠습니다. 가카!'
난 요즘 잠을 설친다.
대통령이 내 적성과 맞지 않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 생각처럼 되는 것도 없지만 또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버지는 18년 동안 어떻게 했는지 내 머리로는 이해가 안 된다.
또 내가 무슨 말을 하고 나면 뒷말이 많다.
말을 못한다느니... 상황 판단을 못했다느니...... 감히 대통령에게 그렇게 싸가지 없는 말을 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수요일은 편하다.
하나님은 뭐 한답시고 주일을 7일로 잡았을까?
한 3일로 잡았으면 이틀 일하고 하루 쉬고 ...그렇게 정했어야지..... 난 정말 7일이 길다.
그래서 수요일은 출근을 안 하기로 했다.
그랬더니 비서관들은 내가 최고라고 엄지 척을 해 준다.
하긴 내가 고맙긴 고마울 거야... 너희들 내가 잔소리 안 하는 것만으로도 복받은 줄 알지?라고 난 씩 웃고 만다.
한껏 느려지게 잠을 자고 나면 거울 앞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닌 기분이다.
그래서 수요일은 좋다.
주 중에 이렇게 푹 퍼질러 잘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가?
봄이라고 하지만 오늘따라 하늘은 흐렸고 찌뿌둥했다. 예전에 아버니 어머니가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서먹서먹한 분위기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눈치를 살피게 하는 그런 분위기의 날씨였다.
오전 9시 '띠리릭~' 인티폰 소리가 들렸다.
붕근이었다.
'가카 식사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그래...알았어요. 라며 식당으로 가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내방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사 후 10시가 조금 넘었을까? 부속실에 전화벨이 요란스레 울리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가카는 지금 쉬고 계시니..아주 급한 게 아니면 나중에 하세요'라고 전화를 끊는 봉근이 목소리가 들린다.
봉근씨 무슨 일 있어?
'아~ 아닙니다. 별일 아닙니다 가카!'
난 봉근이가 말을 듣고, '알았어 나 한숨 더 잘 테니 무슨 일 있으면 말해 '라고 말한 뒤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깊은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전화벨이 수시로 울렸고 봉근이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다.
아무래도 오늘은 편히 쉴 수 없을 것 같다.
이럴 바엔 연속극 재방송이라도 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텔레비젼 리모컨 스위치를 눌렀다.
그런데 이게 뭐야?
내가 좋아하는 연속극은 하나도 없고 온통 작은 배 하나 얘기뿐이다.
"속보....."라는 빨간 글씨가 긁게 쓰여있다.
전라도 바다에 배 한 척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고 하늘엔 헬기도 떠있다.
텔레비전 하단에 자막에 글자가 지나가지만... 잘 볼 수가 없다.
봉근이를 불러다.
'봉근씨~!'
봉근이의 구두 탄 냄새가 난다.
텔레비전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게 뭐야?
아 네... 인천에서 재주로 가던 여객선이 침몰했는데... 일부는 구출했고 지금 구출 중이라고 합니다. 가카는 염려 마십시오. 다들 달 알아서 할 것입니다.
그래 난 신경 안 써도 되는 거지?
예 가카! 라며 봉근이는 허리를 굽히며 물러났다.
.................!!!!
얼마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비서실장 안보실장... 등등의 전화가 왔다고 한다. 봉근이를 불렀다.
뭐야 난 신경 안 써도 된다며?
'아네~ 가카 아무래도 '최 선생님'을 모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순실이를 그래 그렇게 급한 일이야? 라고 물었다.
봉근이는 네 그래서 영선이를 보냈습니다.
점심때가 지나 순실이가 다급히 도착했다.
그때 호성이도 보고서를 잔뜩 가져왔다.
이게 다 뭐야?
호성이가 말했다 오늘 비서실에서 제게 보내 준 세월호 관련 보고서입니다.
뭐가 이렇게 많아라고 하자 호성이는 말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재만이까지 불렀다.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논의를 했다.
순실이는 말했다.
언니가 중대본에 가세요.
나는 멍했다.
내가 왜?
언니가 가서 몇 마디 해야 할 것 같아요.
급히 머리 선생을 불렀다.
돌아가신 우리 엄마가 늘 했던 올림머리를 해야 한다. 아직 울 엄마에 대한 향수로 날 보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중대본에 도착하니... 해는 서쪽으로 누워 있었다.
지난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탄핵 심판에서 다음과 같은 보충 의견이 나왔다.
특히 대형 재난이 발생하여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국가위기 상황의 경우에는 최고행정책임자인 피청구인은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신속하고 정확한 업무수행을 위하여 청와대 상황실에 위치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청구인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10:00경에는 시급히 출근하여 청와대 상황실에서 상황을 파악, 지휘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청구인은 그 심각성을 인식한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다른 이유 없이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다음에서 살피는 것처럼 원론적인 지시를 하였다.
김이수·이진성 헌법재판관의 탄핵심판 보충의견 중
[국민일보]
[중앙일보]
[경향신문]
[한겨레신문]
[서울신문]
[한국일보]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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