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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가 민락2지구에 이어 고산동을 주택단지로 개발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지역은 민락2지구와 마찬가지로 전통적으로 농업이 주 산업 이었으나 수도권의 팽창에 따라 농경지를 주거지로 변경하는 작은 부분에 불과 할 뿐이어서 나와는 이무런 관련도 없다고 생각 하면서도 다만 파헤쳐 가는 전통적인 삶의 공간이 아쉽고 인위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져가는 인간의 거주방식이 그리 달갑지 않다는 것 뿐입니다.




에서 그리 멀지 않기에 가기 싫다는 막내의 손을 이끌며 '운동삼아 가보자라며 꼬셔서' 발걸음을 향했다. 이미 토지주택공사의 높다란 휀스가 도로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고 간간히 대형 덤프트럭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무겁게 질주하고 있었습니다.


 



퀭한 곳에 다다르자 맨 먼저 우리를 발견한 고양이가 가족을 이끌고 낮은포복 자세를 취하며 도망가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물론 멀리서 우리를 먼저 발견 한 것이기에 카메라에 찍히기 곤란한 거리 였고 고양이 가족을 촬영하려는 생각은 포기 해야만 했습니다.

 


 

예전에는 배나무가 쭈~욱 늘어선 과수원이 곳곳 이었는데 이제 그 흔적 조차도 발견하기 어려운 모습에서 인간의 무자비한 힘이 느껴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농기구를 실은 경운기가 지나 갔음을 알 수있는 선명한 경운기 앞바퀴 자국은 선명히 남아 있었지만 인적이 끊긴 채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집들은 모두 강한 바람에 지붕이 날아가기라도 한듯 지붕 부터 철거 당하고 있었고 수년간 또는 수십년간 사람들의 때 묻은 가구들이며 집안 살림살이들이 엉키어 뒹구는 모습은 그야말로 이곳이 전쟁터 였구나? 고 생각이 듭니다.


 


 


죽을죄를 지어 야반도주 한것도 아닌데 아직 쓸만한 집기들까지 모두 버리고 다 어디로 갔을까요?


많은 추억이 스며있는 많은 물건들이 눈에 띱니다.


귀여운 딸이 또는 손녀가 가지고 놀던 때묻은 토끼인형과 골목을 정신없이 질주한던 세발자전거는 주인을 잃었습니다.


버리고 간 물건중에 추억마저 버리고 가지는 않았겠죠?


이젠 잊혀지고 사라지는 주소가 되겠지요

그리고 여긴 고층 아파트에 이름만 멋들어진 'ㅇㅇㅁ마을' 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겠죠


그러나 지금 여기서 살아왔던 사람들 만큼 멋진 추억을 만들어 내지는 못할겁니다.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리는 일도 없을 거구요.



막내도 이 순간을 기억하지 못 할겁니다.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이동원씨의 노래로 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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