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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가 무려 10일 입니다.

너도나도 해외로 빠져 나가느라 공항은 발 디딜큼조차 없다고도 하고 몇 달 전부터 비행기 표는 하늘의 별따기 수준으로 동이 났다고도 하니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돌아가진 아버지를 대신해서 또 어머니의 아들로 ...조상의 산소를 가벼이 여길 순 없는 노릇입니다.

지난 음력5월 윤달 산소를 정비 했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신 뒤 26년만에......붉은 황토에 뭍힌 아버지와 할머니는 나무 젖가락 만큼의 유골이 전부,

이래서 황토가 좋다고 하는지?

황토속의 미생물이 남김없이 흙으로 변화 시켰다는 뜻이겠죠.

어쨌거나 윗대 조상들의 묘를 통합하여 한곳에 모으기 까진 했지만 그렇다고 내 할 일마저 완전히 없어 진것은 아닙니다.

'미인과 좋은차는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말처럼,

산소를 정비하고 나니 예쁘게 가꾸어야 할 필요성도 생겼습니다.

윤달에 맞춰 산소를 정비 했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잔디를 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방치(?) 했다가 최근에 잔디 작황이 좋다는 소리를 듣고 잔디 1,000장을 구입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직접 이식하자'고 생각 한거죠.

그래서 큰 맘먹고 이틀간 휴가 내고 몇 가지 연장 준비하여 찾았는데 풀만 정신없이 자란 겁니다.

결국 풀을 베내고 잔디를 이식 해야만 했습니다.

일하면서 내내~ '내 나이 56에 이게 뭔짓이냐?'

그러나 나 아니면 누가 할 사람이 없지 않은가!


지난 22일 멀리 목포까지 혼자 운전하여 갔습니다.

팔순의 어머니는 작은 임대 아파트에 살고 계시는 나 홀로 세대주 입니다.

혼자 살고 컴퓨터도 없다 보니 전기요금이 티브이 시청료를 포함하여 월 13,000원 가량 됩니다.

결론, 전기요금이 가스보다 싸다.

그러므로 전기 온수기를 설치해 드리자고 결심하여, 온수기, 전기드릴, 기타 공구와 부품을 준비하여 갔습니다.

그리고 '경동 하이코지 법랑온수기'를 설치 했습니다.

50L의 용량이니 혼자 사시기엔 충분하고...전기 요금은 월 만원이면 될것 같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흰머리가 희끗희끗한 아들을 보고 하시는 말씀,

'와따 보일러 하는 사람들 다 굶어 죽겄다'

(사실 제가 공무원이 되기 전 L 가스보일러에서 몇 달 근무 했었습니다)

1.벽면에 8mm스텐 앙카볼트를 끼울 구멍을 두 개 뚫고

2.온수기를 앙카볼트에 건 다음 너트로 죄어주면 끝.

3.기존의 가스보일러의 직수를 잠그고 온수의 배관을 분리 한 후

1)15mm 스텐레스 주름관을 적당히 잘라 보온재를 끼운뒤 가스보일러의 온수 출구와 전기 온수기의 냉수입구(직수)를 연결하고

2)온수기의 출구(뜨거운 물)를 배관에 연결 하면 됩니다.

4.전기는 2Kw(약 8A)이니 16A 콘센트를 단독으로 연결합니다.

5 위 3에서 잠궜던 직수 밸브를 열어 온수기에 물을 채우되 압력이 너무 높지 않도록 밸브를 조절 하면 끝.

6. 1시간 후...세면장, 싱크대, 세탁기...꼭지만 틀면 뜨거운 물이 저절로 콸콸...

어머니 하시는 말씀 '긍께 그것이 자동으로 물을 끓려 준당가? 스위치 안켜고 냅둬도 되고...?'

네~


일을 하고나니 배가 출출 합니다.

아침 6시 일어나 출발 해서 12시 도착 해서 온수기 설치하고나니 3시입니다.

오면서 라면하나 먹은게 오늘의 칼로리 섭취의 전부라서 기진맥진 했지만 하던 일은 끝 마쳐야 직성이 풀리니......!


'뭐 먹을랑가? 내가 쏠게'(그래 보았자 그 돈이 내 주머니에서 나간 돈인데...)

그러시더디 '짜장면 먹을랑가? 말랑말랑한게 맛난디...'

전 사실 아무리 짜장면이 맛있어도 아주 먹을게 마땅치 않은 경우를 제외하곤 먹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내가 초등학교 졸업식 때 짜장면을 맛나게 먹던 모습을 기억하고 계셨나 봅니다.

그럼 나갑시다.

그래서 차 안에서 인터넷으로 검색한 칼국수집 '밀밭 칼국수'

일단 찾아가는 길입니다.

 

 

1번국도 목포 → 광주방향 서해안 고속도로 진입로 200m 전방

육교 근처에 이런 큰 간판이 있습니다.


 

 

밀밭 칼국수 찜(해물찜) 입니다.

점심시간에서 한참 지난 시간이라......썰렁 했습니다.

그러나 손님은 끊이지 않고 오더군요,

주차장은 걱정없이 널널하고 광광버스도 주차 가능할 정도 입니다.


밀밭 칼국수의 메뉴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사장님!

간판대로 칼국수가 맛나겠죠?

그랬더니 사장님이 이렇게 권합니다.

'그럼 칼국수만 잡수게 되니 칼국수 1인분에 녹두해물전 1개를 같이 드셔보세요.'

그래요...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

음~


 


먼저 녹두전이 나왔습니다.

도톰하고 두사람이 충분히 배 부를 만큼의 양이었습니다.

맛이 어떻냐구요.

목안으로 넘어 간 것을 입으로 어떻게 표현이 가능 하겠어요.

그냥 맛나요.

거기다가 자동차만 가져가지 않았다면 막걸리 생각이 간절 했습니다.

잠시 후 칼국수 1인분이 나왔는데 맛나 보입니다.

조그만 쭈꾸미 하나가....비쥬얼도 좋아요.

맛은?

녹두전보다 더 맛납니다.

양도 혼자 먹기엔 좀 많습니다.


 


물론 덜어서 먹어야죠.


 


그리고 김치도 직접 담갔다고 하네요.


 


먹다보니 칼국수는 먹고 가야 하지만 논두전은 가져 갈 수도 있겠다 싶어 남은 녹두전은 포장 해왔습니다.

음식 욕심 없는 어머니도 '싸아가야제'라고 합니다.


한참 식사 중에 내 나이 또래의 여성 두분이 와서 메뉴를 두고 고민 합니다.

'사모님 논두전과 칼구수 드시면 절대 후회 안하실것 같아요' 라고 했습니다.

나올 때 그분들이 하는 말, '아저씨 말씀 해 주셔서 잘먹었습니다'

 

 

 


전화하시고 가시려 하거나 찾기 어려우면?


 



산소에 들어 잡초를 제거하고,

잔기를 이식하고......어찌나 힘든지(아들아 나 죽거든 절대 묘지쓰지 말고 내 생각대로 큰 병원에 시신 기증해라..고 마음속으로 다짐 했습니다)


먼저 잔디를 이식할 곳의 잡초를 제거하고 풀뿌리까지 캐 냈습니다.


 


새빨간 황토가 예쁘죠.

여기에 잔디를 가져다 옮겼습니다.



일단 태양이 너무 뜨거워 그대로 두면 잔디가 누렇게 뜰것 같아서...!

우선 황토위에 한장씩 붙여두고 물을 뿌려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튼 날,

일정한 간격을 두고 잔디를 이식 했습니다.

잔디가 흙에 파묻히게 하면 끝입니다.



 

나이가 드니 정말 힘듭니다.

더군다나 혼자 하려니......!

아들은 아직 신임이라 휴가를 못 내겠다고 하고,

'내년엔 제가 도와 드릴게요' 라고 했지만 내년엔 할게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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