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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날씨는 부지런합니다.
바다 한가운데 높은 산이 있으면 기후는 변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람도 가다 쉬고 구름도 멈추었다 갑니다.
그리고 무거운 짐을 벗듯 비를 내려 줍니다.
대양 가운데 높은 산은 바람과 구름의 휴식처가 되고 있습니다.
첫째 날 온화한 날씨 덕에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둘째 날은 비가 옵니다.
그러나 당연히 야외로 움직이는 범위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이는 제주행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에 가자고 했었고 우천 시에는 실내 관람도 괜찮다 싶습니다.
그러나 변덕스런 날씨는 온종일 변함없이 비가 옵니다.
해 질 무렵이 되어도 비는 그치지 않고 계속 내립니다.

어른 12,000원, 아이는 10,000원입니다.
아내는 안 봐도 알겠다는 듯,
입장 않겠다며 차 키를 달라고 합니다.
생각 같아선 아이 혼자 들어가게 하고 싶지만 아이에게 동무는 있어야 하고아빠는 영원한 동무가 되어야 합니다.
전시실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뚜렷한 주제나 범위가 정해진 것도 아닙니다.
그저 진기한 것에 대한 기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세상에서 키가 제일 큰 사람 그리고 제일 작은 사람 등.. 기네스에 등재된 사실과 '~~했더라'라는 사실을 모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가 제일 큰 사람' 이 박물관의 설립자는 신기한 것에 호기심을 갖고 이를 모으는 취미를 가졌던 분 같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라기보단 관심을 갖지 못해 알지 못한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주말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서프라이즈" 박물관으로 생각하면 쉽겠네요.
그러므로 세상을 살 만큼 살아온 중년의 나에게 재미없는 게 당연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미지의 세상을 살고 있으니 신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은 신통방통하나 봅니다.
다 둘러 보고 나오려고 하면, 
'아빠 잠깐 !'
이렇게 몇 차례에 걸쳐 본 것을 또 보고 못 본 것이 있으면 또 보고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에 대하여 
큰 기대를 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러나 아이들의 호기심 세계를 화장 시켜줄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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