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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핑계로 또 나이 들어서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집니다.
그래서 막내와 제대로 여행다운 제주 여행을 못했습니다.
4박 5일 동안(실제론 3일 간이지만) 찾은 첫째나 두 번째 코스는 에코랜드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니기차' 정도겠지?라고 여겼습니다.

입장권,
증기기관차를 타는 승차권을 구입합니다.
메인 역에서 타고 출발하여 몇 개의 역을 거치면서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 속에서 걸으며 체험을 하고 또 다른 열차를 갈아타고.... 이런 과정을 거쳐 메인 역에 도착하는 방식입니다.
맨 먼저 도착한 역은 호수가 있습니다.
호수를 따라 걷다 보면 가족과 대화는 풍성 해지기 마련입니다.
멋지게 펼쳐진 초원을 배경으로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고 갖가지 식물들에 대한 관찰과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원시림 그대로(?) 훼손되지 않은 숲속은 무수히 많은 나무와 풀들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나무들이 엉키고 설키며 하나를 이루어 큰 숲을 이룬 모습에서 자연의 오묘한 조화를 알게 해줍니다.
"저건.. 무슨 나무고 또 저건 무슨 꽃이야..."라며 아이에게 설명해주고 물어보게도 하며 걷다 보면 어느새 다른 역에 도착하여 다른 기차로 갈아타고 여행은 계속됩니다.

나무를 칭칭 감고 있는 콩란과 이끼들...에 대한 얘기도 잊지 않습니다.
콩란은 말야, 습기가 아주 많은 곳에서 자라는 식물이야.
나무껍질에 뿌리를 내리고 이끼처럼 붙어 살아가는데 전라남도 해안지방과 제주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아빠가 젊어서 근무했던 가거도에도 엄청 많단다. 
그런데 여기선 아주 잘 자라지만 육지로 가져가면 자라질 못해... 아마도 습도 때문 같아라고 말해줍니다.
" 아빠 그럼 이 콩란은 여기서만 살아야겠네? "
그렇지 이 콩란은 여기서만 살아야 해.... 이런저런 말을 하다 보면 또 새로운 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길가의 돌들이 왜 빨간지?
그리고 제주의 돌은 바게트 빵처럼 왜 구멍이 송송 나 있는지 얘기를 해 줍니다.
" 아빠 그럼 제주도는 용암이 만들어 낸 거예요?"
그렇지 제주도는 바다 밑바닥에 있었는데 뜨거운 용암이 어마어마하게 끓어 솟구쳐 나와 쌓이면서 바다 밖으로 섬이 되고 산이 된 거야 그래서 용암이 펄펄 끓다 보니 용암에 포함된 가스가 빠져나오면서 작은 공기구멍이 생기게 된 것이지...라고 말해주기도 합니다.

에코랜드는 인생이 쉬엄쉬엄 새로운 여정을 찾아 헤매기도 하고 또 기차를 타고 질주하듯 나아가기도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가다가 놀이기구가 있으면 타 보기도 하고 또 멋진 풍차 앞에서 사진을 찍고 돈키호테가 되어 야망을 품고 거침없이 달려 보기도 합니다.
망원경과 나침반 하나로 거친 바다를 가로지르는 후크선장을 꿈꾸기도 합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자연 속에서 축소된 인생의 여정을 압축해 보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제 마지막 중간 역에 도착했습니다.
앗~! 
깜짝 놀랐습니다.
노천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목욕탕이 아닌 족욕탕입니다.
긴 여정을 거치며 힘들게 달려온 당신의 마음과 발을 조금이라도 쉬게 해줍니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구분 없습니다.
금수저인지 흙 수저인지 알 수없고 알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긴 여정은 마지막 종착을 위해 잠시 쉴 권리가 있습니다.
신발을 벗고 발을 담가 보세요.
 한가지 더 놀랩니다.
이 물은 일 년 열두 달 따뜻하다고 합니다.
따뜻한 물이 당신이 거침없이 달려온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해 줍니다.
발의 피로가 싸악 가실쯤.... 이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종착역(출발역)까지 걸어갈 것인지..... 새로운 기차를 탈 것인지?
걸어서 2~30분이면 종착역에 도착하고 기차는 몇 분도 안됩니다.

에코랜드 체험이 필요한 것,
1) 수건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겨울 아니고는 땀이 날 것이니 필요하고 또 마지막 중간역에서 발을 담근 후 닦아 내는데 유용합니다.
2) 음료와 간식입니다. 에코랜드는 음식을 팔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커피 핫도그 정도입니다. 그러나 걷다 보면 배가 고파집니다. 나 역시 2시간 이내로 예상했지만.... 점심때도 놓친 무려 4시간 동안 머물러 있었습니다.

9살 막내는 여행을 마친 후 이렇게 말합니다.
"음 내가 제주도 여행에서 제일 좋았던 것은 음~~~에코랜드와 아쿠아플라넷이야!"
그럼 나머지는?
"당연히 좋았지...그런데 두가지가 정말 좋았어 그리고 에코랜드 발 담그는 것이 정말 일품이었어"
아이도 추천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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