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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살아 있습니다.
맘대로 깎아내고 파내선 안되는 존재입니다.
자연도 아플 줄 압니다.
이제 인간의 오만으로 자연을 다스리려 하지 말고 자연의 섭리에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오랜만에 찾은 산청입니다.
산청에 아내의 자매(처형)이 거주하고 계셨는데 몇 해전 지병으로 명을 달리하시고 그 2주기를 맞아 자매 동서들이 모였습니다. 
엄혜산, 이곳 산청(원지 마을)을 여러 차례 찾아왔고 그때마다 볼 수 있는 산 중 하나였습니다.
뭐 특별한 것도 아니고 높지도 않은 너무 평범한 산이어서 우리 주위에 흔히 볼 수 있는 산 정도로만 여겼습니다. 
다만 높이이 비해 경사도가 심하고 돌이 많구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경기 북부에 비하면 이곳의 날씨는 봄이었습니다. 이제 서서히 봄도 북으로 상경하겠지만 북녘의 동장군이 진을 치고 있으니 아직 여기에 더 머무를 태도입니다.
덕분에 왠지 나무들의 색이 더 밝은 녹색으로 변해 보입니다.
제 마음대로 본 것인지도 모르지만,
엄혜산,
녹음이 무성할 때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산입니다.
가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을 보고 뭘 지나치고말고 하냐고요?
위 사진의 산을 가만히 보세요.
뭐가 보이나요?
아직 모르시겠다구요?
좀 천천히 보시랑께요.
아주 세밀하게....나무도 보지말고 숲도 보지마요.
그냥 산만 보랑께요.
당체 모르겠다구요?
힌트 드립니다.
'세월' 이 보입니다.
제목에도 나와 있잖아요.
지금부터 5분 더 드립니다.
.............4분 58초.. 59초 5분, 
땡,
산이 시루떡처럼 여러 겹으로 쌓여 있는 것이 보이죠.

같은 사진을 좀 크게 세로로 볼게요.

이제 보이죠.
사진이 좀 작긴 하지만.... 5겹 정도 되는 층이 쌓여 있어요.
가로로 길게 좌... 우로 바위들이 층을 이루고 쌓이고 또 흙이 쌓인 산입니다.
아마도 이 산도 아주아주 옛날 지구가 막 생겨나서 요동치고 경쟁하듯 위로 아래로 높아지고 깊어지려 할 때 저 바닥 어디선가 불쑥 솟아올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표시를 해 보았습니다.

빨간색 사각형마다 한 겹 한 층의 돌이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총 다섯 개의 층입니다.
제가 지질학자는 아니지만...... 이 산은 지구의 나이테를 말하고 있습니다.

이 산이 아름답게 옷을 입고 있을 때는 이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는데......!
나무들이 새 옷으로 입기 전 적나라하게 자신의 나이를 보여 주네요.
지구가 탄생하고,
큰 비가 오고
또 쌓이고
공룡시대가 오고 또 쌓이고
그렇게 수억 년 아니 수십억 년 동안 깊이 쌓이고 또 쌓인 지구가 지각 변동을 일으켜 봉긋 산으로 솟아올라 자신의 나이테를 보여주었겠죠.
수억 년인지 수십억 년인지 가늠조차 못할(제가 전문가가 아니어서) 시간을 머금고 인간사를 바라보는 산입니다.
그래서 자연의 무궁함을 인간의 오만함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여긴 사람들이 우스울 뿐이겠죠?
난 다 지켜보았다. 그래서 느글들을 잘 안다.
저 낮은 산은 온전히 인간 역사를 지켜보았을 것입니다.
돌도끼로 사냥을 하던 사람들이 살았던 그때와 천 리 길 서울을 불과 몇 시간 만에 갈 수 있는 초고속의 시대를 살고있는 기간도 이 산에겐 그저 눈 깜박하는 찰나에 불과할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가 수만 년인들, 쌓인 돌 한층 이나 되겠습니까?
그저 내가 살아가는 시간은 찰나입니다.

싸우지 말고 물 흐르듯 그렇게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찾아가는 길은,

단성IC에서 10분거리 입니다.

산 주변은 넓은 하천과 잘 가꾸어진 잔디마당이 있어 아이들과 편안히 놀고 갈수 있으며 야영도 가능합니다.

주차는 100여대를 동시 가능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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