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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나들이는 100퍼센트 승용차를 이용했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까지만 해도 대중교통이 당연한 운송 수단이었던 시절에는 전철 정기권이나 정액권이 그 옛날 공중전화 카드와 함께 유일한 운송 수단이 이었다.
지갑 안에는 늘 전철 정액권과 공중전화 카드를 소지하고 다녔었던 기억이 선하다. 그리고 2000년이 되면서 경기로도 직장을 옮기니 모든 운송은 승용차가 되었다.
멀건 가깝건 불문하고 승용차를 이용하게 되었고 막내를 제외한 나와 아내 그리고 두 아이들까지 모두 각자 자신의 차로 직장을 다니고 친구를 만나고 여행을 하는 마이카 시대가 되었다
그런다 보니 운전은 하나의 일이 되고 말았다.
어디를 가든 먼저 도로와 주차장에 대한 정보부터 확인해야 만 했다.
내가 여행을 하는 것인지 차를 케어하는 것인지?
20년 가까이 대중교통과 담쌓으면서 버스 요금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택시 기본요금이 얼마 인지도 모르게 되고 말았다.
어지간히 멀지 않으면 택시 요금 보다 아내가 또는 내가 데려다주거나 데려오는 것이 더 편리하고 안심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게 난 대중과 멀어져 가고 있었다.
어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나서게 되면서 차를 두고 가기로 했다.
온전히 대중교통으로만 하루를 살아 보자는 것이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몸에 살이 붙을 수 없겠다."
①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고 
②버스가 오기까지 기다리고
③전철을 타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또 내리고
④전철을 걸아 타기 위해 계단을 오르고 내란다.
⑤그리고 지하철 출구에서 목적지까지 걷고
일을 마치고 똑같이 ⑤④③②①의 역순으로 반복해야 한다.
대충 생각해보니 하루 운동량이 채워진 느낌이다
어쨌거나 대중교통이 무척 번거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분명 이득이 있어 보인다.
그중 하나가 새로운 정보의 발견이고 두 번째는 독서나 음악 듣기 같은 거였다.
※부동산에 대한 정보는 대중교통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부동산을 공부하려면 대중교통으로 다녀봐야 얻을 게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운전은 목적지를 두고 일방적인 진행만 하다 보니 주변을 볼 틈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나 오늘 얘기가 대중교통의 장단점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 아이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기 위함이다.

먼저 편의점 GS25시에 들렀다.
아무리 모르고 살아도 편의점에서 교통카드 만든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르바이트 학생에게 말했다.
"아가씨 교통카드 하나 만들어 주세요"
아가씨가 묻는다.
"누구 건데요?"
막내를 가리키며 "얘 거예요"라고 말하자 주민번호 앞 6자리를 입력하라고 한다.
그런데 여태까지 아이의 주민 번호가 익숙지 않는다.
2000년도 이후 출생은 그렇다
00이 오거나 10이 오니 늘 헷갈린다.
2010년 1월 9일 생이니.....???
100109 이게 잘 외워지지 않는다.
입력하다가 오류가 난다.
답답한 꼰데가 하는 것을 지켜보던 아가씨는 답답했는지 본인이 해 주겠다며 생년월일을 묻는다.
"이 천십 년 일 월 구 일"
이놈의 머리는 이제 부식했나 보다..... 속으로 나를 타박하면서도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렇게 신용카드로 4,000원짜리 카드 구입하고  현금으로 10,000원어치 교통카드를 충전했다.
"짠~ "
"막내 이름으로 등록한 교통카드"
이 교통카드로 건네 주자 날아 갈듯 기뻐하며 하는 말,
"이제 목포 11층 할머니께도 갈 수 있는 거지?"
그러나 그건 나도 모르겠다.
아니 장담 못 하겠다.
몇 번을 갈아타면 갈 수 있을지?

버스를 탈 때마다 카드를 접촉 시키고 또 내리기 전에 접촉 시키리고 알려 주었다.
그리고 전철을 타면서 또 접촉하면, "환승입니다"라는 말이 나오고 반대로 전철에서 내려 버스를 탈 때 접촉해도 "환승입니다."라고 말할 것이다. 고 알려 주었다.
난 몰랐는데 어린이 교통 요금은 450원이네요.
전철은 모르겠어요.
환승하면서 확인을 못했네요.
아이는 자신의 교통카드가 자랑스러운지 연실 만지작거리며 좋아합니다.
진즉 만들어 줄걸...!

경복궁과 고궁 박물관을 둘러보고 교보문고로 걸어가면서 광화문 대로의 태극기 집회를 흘겨보고 교보문고의 어마어마한 책을 보며 놀라는 막내에게 책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신이 약한 게 수학이라며 수학 문제지 두 권을 골랐다.
부모가 해준 게 아니라 자신이 한 것이라 그런지 말 안 해도 스스로 공부한다면 책을 펼친다.

물론 첨이라 그럴지도 모르지?
아이에게 자신의 것이 소중함을 알게 해 주었고 교통카드를 사용하여 어디든지 본인이 가고자 하는 곳에 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 유익한 여행이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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