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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 중고시장에서 근현대사를 읽는다"

아내는 처형들과 부산을 갔다.
이럴 때 시원섭섭하다고 해야 할까?
아내 없이 혼자만의 여유로움과 허전함이 공존한다.
어쨌거나 아내가 없는 집은 매우 넓다.
막내와 둘만의 휴일 뭘 해야 하나?
서울 구경에 나섰다.
오랜만에 와 보는 서울 그중에서도 청계천은 하천 복구 후 첨이다.
그러나 아무리 볼게 급해도... 먹을 것은 먹어야 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하지 않던가?

먼저 청계천을 따라 걸어 본다.

 

휴일이라 그런지 한가하다.
맑은 물이 흐르고 물고기도 떼를 지어 노닌다.
오리 부부가 장답게 떠다닌다.
원래 청계천은 복잡한 게 제맛인데... 많이 아쉽다.
다음은 청계천로를 거쳐 8가까지 걸어 본다.
노점에 진열된 물건들로만 치면 우리의 근현대사가 모여있다.
그리고 황학동 중고시장까지.......!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황학동 중고품 거리도 이제 활기를 잃은듯하다.

30여 년 전에 부의 상징이었던 휴대전화이다.
당시 한국이동통신사의 아날로그 휴대전화는 흔한 말로 개나 소나 들고 다닐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ㅋㅋㅋ
그 유명했던 "모토롤라"
그 명성의 모토롤라가 삼성과 노키아에게 핸드폰 시장을 뺏기고 허탈해 했다는 말이 있다.
모토롤라는 '이리듐 프로젝트'를 세웠으니 너무 꿈이 컸다.
결국 자가당착 재기 불능에 직면하고 말았다.
"격세지감"

옛날 다이얼 전화기 이때만 해도 집집마다 전화 보급이 안되었었다
KT에 전화 가입을 하려면 당시에도 이십 민원 가까운 가입비를 내야 했다.
당시 내 월급이 한 달에 20만 원이 안 되었지?
전화번호도 시군별로 지역 번호가 달랐으니 지금이야 02, 031 과같이 두세 자리지만 당시엔 4자릿수였다.
내가 살던 의정부는 '0351' 이었다.
이런저런 생각이 격동의 70년부터 2018년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황학동이 옛날 모습은 남아 있지만 썰렁한 분위기는 새삼 세상이 변화함을 느끼게 한다.

그래도 여전히 일부 수집기 들을 대상으로 찾는 이가 끊이질 않는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건은 고서적이다
특히 옛날 만화는 가격을 매길 수조차 없다고 한다.

고금이 공존하는 황학동 중고 골목을 돌아 다시 청계천을 따라 걸으며 온갖 새와 물고기 등 애완동물을 구경한다.

아이들은 살아있는 생명체에 관심이 높다.

그런데 이 녀석이 말을 하지 않는다.
젠 장할 사람 차별하니?
그런데 이 새의 주인(뚱뚱하고 무뚝뚝한 내 아이 또래의 여자분)도 장사하는 사람치고 센스가 없는지 아니면 새를 안 살 거라고 생각해서 귀찮다고 여겼을까?
시선을 내리깔고 "빨라 꺼져"라는 식이다.
에이 재수 없어(속으로만)라며 자리를 떠야 했다.

저마다 화려한 색으로 치장하고 손임을 맞는다.
주인은 아이들을 열심히 불러들인다.
물고기를 사거나 말거나 이름을 말해주고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다.
역시 장사라 이래야 하는 거다.
아이가 열대어 몇 마리 사가자고 했지만 더 들러야 할 곳이 있어 그냥 나왔다.

 

거리는 사람들을 유혹한다.
완구와 학용품 거리엔 어린아이들로 붐빈다.
아이에게 장난감 구경 나왔다가 사달라고 떼쓰는 통에 지갑을 여는 부모들.... 아이를 이길 도리가 없다.

다시 동대문역으로 돌아와 기념 촬영을 하고 안국역으로 향한다.
안국역에서 내려 경북궁과 고궁박물관 관람할 것이다

아직 9살 어린아이에게 지난 간 역사를 이해시키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

많이 걸었다
배도 고프고 그런데 아이는 김밥을 먹자고 한다.
그러나 웬 김밥이 이렇게 맛없냐?
아이도 맛이 없는지 김밥을 백안시한다.
그리고 하는 말,
"내가 살아오면서 이렇게 맛없는 김밥은 첨이야!"
그래 나도 그래!
그런데 니가 살면 얼마나 오래 살았다고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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